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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어딜가서 까맣게 소식을 끊고 지내다가도 내가 일손을 떼고 마악 안도의 숨을 돌리려고 할때면 그때 자네는 어김없이 날 찾아오네 자네는 언제나 우울한 방문객 어두운 음계를 밟으며 불길한 그림자를 이끌고 오지만 자비는 나의 오랜 친구이기에 나는 자네를 잊어버리고 있었던 그 동안을 뉘우치게 되네 자네는 나에게 휴식을 권하고 삶의 외경을 가르치네 그러나 자네가 내게 속삭이는 것은 마냥 허무 나는 지그시 눈을 감고, 자네의 그 나직하고 무거운 음성을 듣는 것이 더 없이 흐뭇하네 내 뜨거운 이마를 짚어주는 자네의 손은 내 손 보다 뜨겁네 자네 여윈 이마의 주름살은 내 이마보다도 눈물겨웁네 나는 자네에게서 젊은 날의 초췌한 내 모습을 보고 좀 더 성실하게, 성실하게 하던 그 날의 메아리를 듣는 것일세 생애의 집착과 미..
쉽게 얻고 쉽게 잃는 것, 쉽게 얻고 어렵게 잃는 것, 어렵게 얻고 쉽게 잃는 것, 어렵게 얻고 어렵게 잃는 것. 나이 먹으면서 가장 안타까운 건 3번이구나. 아쉬움과 미련이 고이는 건 그 때문. 반면 이별에 무덤덤해지는 건 1번. 오래 지내보지 않은 관계는 깊이가 얕다. 아니, 얄팍한 관계는 늘 휘발적이지. 그걸 몇 마디 어여쁜 말들로 늘려놓을 수가 없구나. 파탄이 없다. 건드리기만 해도 쫙쫙 찢어져 버리니. 한 순간, 한 자리에서도 인생을 다 가져와서 후회없이 놀아아겠단 생각이다.
큰 눈이 나린 뒤로 서울이 다시 쌀쌀해졌다. 내일은 생강차를 마셔야겠구나. 손님을 모시기 전에 목을 덥혀두어야지. 시간이 빠르게 서해로 흐르고 있다.
* 돌아오는구나. 힘 있을 때 와서 던지겠다, 는 약속을 지키고. 여전히 메이저 계약이 가능한데도 이 열악한 환경의 고국으로. 작년이 내 삶에서 가장 직관을 많이 한 해였는데 2024년에는 횟수가 더 늘어날 것 같다. 올해 그의 경기(KT전 선발시)을 꼭 보리라. 20년 간 단 한 번도 변하지 않은 한국의 에이스. 류뚱. * 대충 그렇게 될 걸 보름 여 전부터 짐작하고 있었다. 특정 부분에만 유난히 촉이 좋은데 처음에 약속이 잡혔을 때부터 이거 안 될 수도 있겠다. 어렵겠다는 불안이 따랐다. 준비를 하면서도 찜찜함이 있었는데 결국 예상대로 됐네. 이 무덤덤함은 그 촉 때문일지도 모른다. 설령 계획대로 됐더라도 결말이 좋지 않았을 거다. 그쪽에 내가 바라는 건 없다. 덤덤한 것도 괜찮지만 두루뭉실 밋밋한 ..
며칠 전 일이 생겨 얼마전 글을 수정한다, 끝나지 않는 악몽같던 2년 1개월이 흐른 지금 곁에 남은 사람은 한 명의 말벗, 한 명의 선배, 한 명의 상담가. 인연은 자신의 운명을 따른다. 갈림길이 나왔고, 이정표는 확실하다. 미련도 아쉬움도 없다. 상대도 그러길 바란다. 이어질 수 없는 인연에 너무 오랫동안 소진했겠다. 미안함과 고마움을 함께 전한다. 내게는 아직 좋은 사람들이 남아있는 것처럼, 그에게도 그러길 빈다. 삶은 홀로 헤쳐나가가기에는 허방다리 투성인 낯선 길이므로. 오늘이 최악의 날이길 바란다. 그렇다면 내일부터는 모든 게 훨씬 좋아질테니. 전부 내 탓. 그러니 훨훨 날아가렴.
바닷가에 가보면 바다는 어찌나 말이 많은지 모든 파도는 혀다. 그것은 바다의 혀 해안가마다 쉴 새 없이 철썩이는 말들 육지는 끊임없이 바다의 말에 침공받는 거지 맞닿아 있다는 게 그런 거지 누구나 살을 맞대기 시작하면 서로를 갉아먹으려 드는 거지 바위도 조각내는 너무 많은 말들 무른 사람 하나 조각내버리는 건 말들에겐 일도 아니다 입안이 철썩일 때마다 남의 피 맛이 났다 나는 이 야만적인 행위를 그만두기로 했다 잘린 파도에서 피 맛이 난다 박가람 시 전문, 출처 미상 ========= 대학 후배 중에 같은 이름을 가진 이가 있었지. 아마 그 친구가 썼을지도 모르겠다. 파도를 주제로 삼은 시를 찾다가 그대로 내 심정인 듯 하여 옮겨 적는다. 해변에 서면 언제나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것 같았지. 한도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