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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를 몰고 여기저기를 돌았다. 꼭 가야할 곳이 있었고, 그냥 들렀지만 정경이 마음을 죄서 저절로 사무치는 곳이 있었다. 빛이 몹시 청결하게 부서지는 날이었다. 하늘도 방금 빨아서 걸어둔 것 같았다. 기분좋은 전화가 있었고 황당한 닥달 연락도 있었다. 삶은 그렇게 명암이 섞인 것인가 보다. 그래도 우리는 이야기를 구성해낼 수 있지. 기억한다는 건 편집한다는 거다. 오늘은 아주 아름다웠던 날. 느닷없이 그런 하루가 있다. 고맙다.
눈은 정직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만 보인다. 가끔 지체 현상을 빚기는 해도 미감은 결국 본인의 철학에 수렴된다. 세계관은 고상한데 현상 평가가 저질인 이가 있다면 그 세계관이 가짜인 것이다. 그 역은 없다. 그런데 눈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입도 그렇다. 특히 타인에게 건네는 충고에서 살아온 바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충 살아온 사람은 뻔한 조언밖에 줄 수 없다. 요새는 그런 충고를 매일같이 듣고 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이달로 닥친 바다 건너 여행을 준비하면서 밋밋한 귀띰을 계속 던지는 누군가가 있다. 가장 씁슬한 건 이런 거다. 복장을 이러저러하게 입고 가라는 거. 인터넷 한 번만 검색해도 나오는 걸 충고랍시고 건네는 걸 보면 당사자가 여행을 대하는 태도를 알게 된다. 내가 그..
오늘은 마트에서 무알콜맥주 10캔, 국산 무농약 숙주나물 1팩, 돼지고기 목심 2kg, 짜장 건면을 샀다. 끝까지 고민한 건 떠먹는 유기농 플레인 요구르트. 견과류 넣어서 한 종지씩 떠먹으면 건강한 간식으로 그만인데. 보통 400g~500g 단위로 팔아서 십여 차례 나눠 먹어야 해서 성가시다. 유제품은 일단 뚜껑을 열면 급속도로 맛을 잃는 까닭에 뒤로 갈수록 먹기 싫어진단 말이지. 요새는 무알콜 맥주를 꾸준히 산다. 몇 번 적었다시피 나는 일주일에 두 번 와인을 마시는데, 주량은 딱 한 병이다. 매주 2병을 마시는 셈. 대략 포도주의 알콜도수가 14도 가량이니 일주일에 2병이면 의사들이 용인하는 음주량을 살짝 넘기게 된다. 술이란 먹으면 먹을수록 더 먹고 싶은 법. 그러다보니 주중에는 최대한 자제하는 ..
과일 사러 경동시장 가는 길. 예상보다 비가 많이 내렸다. 그래서 더 잘 됐다 싶기도 했다. 세차한 셈 치면 되니까. 근데 비 때문인지 주차장에 자리가 없다. 시장을 두 바퀴나 돌고서야 간신히 한 켠에 댔다. 세상에, 휴일 오전에 이렇게나 방문객이 많다니. 툴툴거리며 차에서 내렸다. 비가 오니 과일 골목은 사람들이 더 많아진 것 같다. 한창인 과일은 참외, 토마토(사실 이건 채소라지만)였고, 끝물은 딸기, 첫물은 수박이었다. 아직 철이 일러서인가 수박값이 좋았다. 작은 놈을 5천원에 업었다. 클 필요는 없지. 먹을 입도 없으니. 식사대용으로 바나나 한 송이도 2천원에 사고, 맥주에 넣어먹을 요량으로 레몬도 8개 5천원에 구입했다. 알 굵은 딸기가 팩당 4천원씩이었지만 충분히 먹었으니 이 이상은 내년에나...
5월인데 게시판에 느닷없이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남았나요?'란 글이 올라왔다. 친절하기도 하지, 사람들은 열심히 댓글을 달아 저마다 가진 정보를 나눠주는데 그중 상당수가 평창, 태백 등의 고원 중턱에선 아직 겹벛꽃을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질문자가 원한 바가 겹벚꽃은 아닌 모양이라 딱히 기쁜 반응은 따라붙지 않았다. 누군가 삿포로는 5월이 벚꽃철이라 답했는데, 안타깝게도 올해는 이상고온이 일찍 와 삿포로조차도 4월 말에 벚꽃이 졌다는 거주민의 정보도 뒤따랐다. 정작 내가 궁금한 건, 글쓴이가 왜 지금 벚꽃을 찾느냐였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어서. 서울은 벌써 반 여름. 전국이 거의 마찬가지일텐 다른 꽃도 아니고 봄의 대명사인 벚꽃을 그토록 간절히 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