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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황당한 충고 본문
눈은 정직하다. 자신이 생각하는 만큼만 보인다. 가끔 지체 현상을 빚기는 해도 미감은 결국 본인의 철학에 수렴된다. 세계관은 고상한데 현상 평가가 저질인 이가 있다면 그 세계관이 가짜인 것이다. 그 역은 없다.
그런데 눈만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입도 그렇다. 특히 타인에게 건네는 충고에서 살아온 바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대충 살아온 사람은 뻔한 조언밖에 줄 수 없다.
요새는 그런 충고를 매일같이 듣고 있다. 어쩌다 보니 그렇게 됐다.
이달로 닥친 바다 건너 여행을 준비하면서 밋밋한 귀띰을 계속 던지는 누군가가 있다.
가장 씁슬한 건 이런 거다.
복장을 이러저러하게 입고 가라는 거.
인터넷 한 번만 검색해도 나오는 걸 충고랍시고 건네는 걸 보면 당사자가 여행을 대하는 태도를 알게 된다. 내가 그런 것도 대비 안하고 움직일 거라 생각하는지. 본인이 대충 준비한다고 남들도 그럴 거라 믿는지.
해외여행에 관해서는 점점 더 실망하게 된다.
다만 이게 해외에 국한되는 일이었으면 좋겠다.
그와 내가 짝으로 움직일 일은 전혀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