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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늦은 꽃 본문
5월인데 게시판에 느닷없이 '벚꽃을 볼 수 있는 곳이 남았나요?'란 글이 올라왔다. 친절하기도 하지, 사람들은 열심히 댓글을 달아 저마다 가진 정보를 나눠주는데 그중 상당수가 평창, 태백 등의 고원 중턱에선 아직 겹벛꽃을 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질문자가 원한 바가 겹벚꽃은 아닌 모양이라 딱히 기쁜 반응은 따라붙지 않았다. 누군가 삿포로는 5월이 벚꽃철이라 답했는데, 안타깝게도 올해는 이상고온이 일찍 와 삿포로조차도 4월 말에 벚꽃이 졌다는 거주민의 정보도 뒤따랐다.
정작 내가 궁금한 건, 글쓴이가 왜 지금 벚꽃을 찾느냐였다. 대체 무슨 사연이 있어서. 서울은 벌써 반 여름. 전국이 거의 마찬가지일텐 다른 꽃도 아니고 봄의 대명사인 벚꽃을 그토록 간절히 봐야 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뒤늦게라도, 어디에서든 벚꽃을 반드시 만나야 하는 간절한 까닭은 어떤 이야기일까. 글쓴이의 세계는 아직 초봄이어서 개나리와 목련은 피어났을까. 혹시 그의 계절에 장미는 없는 게 아닐까 싶어 괜히 안쓰러웠다.
설령 그가 벚꽃을 찾지 못하더라도 당신의 삶에 다른 꽃들은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