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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그렇게 됐네요. 미안합니다. 서울 오시면 드리려고 꼬불쳐 놓았던 값비싼 와인들을 그만, 참지 못하고 야금야금 마시고 있어요. 어차피 해외여행 중이니 좋은 술 많이 드실 거야, 원래 포도주를 좋아하지도 않으셨잖아. 나한테나 고급이지 이런 건 질리도록 먹어봤을 듯. 이따위 핑계나 늘어놓으며 계속해서 손을 대고 있습니다. 행복한 술자리란 서로에게 달린 것이지 술이 중요한 게 아니라며 구질구질 변명을 생각하는 저는, 아, 구제받지 못할 인간인 것 같네요. 미안함다. 못 참겠음.
이런 세상에서 기도한다는 게 정말 의미가 있을까 싶다. 마음을 모으는 일을 조롱하는 게 아니라 그저 빌기만 해서 이루어질리는 만무하니까. 그러나 종종 뜻밖의 불행에 시달리는 지인들을 볼 때면 저절로 고개를 조아리고 기원을 품게 된다. 부디 괜찮아 지도록 도와달라고. 내 기운과 힘을 그에게 나눠주시라고. 작금의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욕망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 내 욕망을 들여다 보자면 참으로 소박해 졌구나. 그건 절친의 사고에서 절감한 무력감 때문이겠지. 몇 년의 시간 동안 나는 아주 천천히 회복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걸 안다. 빌고 기도하는 것 말고 실제 어떤 일을 도울 수 있을까. 타인의 불행이 나를 흔든다. 반대로, 내 흔들림 혹은 잦아듬으로 누군가의 불우를 위무할 수..
자존심은 자존감과는 달리 부정적인 의미로 자주 쓰인다. 타인의 평가와 상관없이 자아를 이루는 바탕이 자존감이라면, 자존심은 그 자존감 가운데 양보할 수 없는 어떤 기준점으로 사용된다. 내가 이렇다 한들, 이 따위 대접을 받을 순 없지 등등의 경우에 꺼내드는 게 (자)존심이다. 자존감과 자존심이 다른 점은 전자가 공부하거나 수양함으로서 확장되지만, 후자는 대개 나이듦에 따라 완고하게 고집처럼 굳어진다는 점이다. 배움과 상관없이 내려놓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게 자존심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 둘은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마음의 부분이라 할 수 있겠다. 가끔 그런 경우를 본다. 무언가를 절실히 원한다면서도, 존심 때문에 더는 못하겠다고 하는 이들. 막상 이야기를 나눠보면 자존감 자체도 높지 않은 경우가 대부..
집이란 잠시 앉았다 떠나는 공항 장의자 같은 것. 퇴사한 지 두어 달 쯤 됐으니 이제 떠도는 일에 지쳤을 것도 같은데 그는 쉼없이 아시아를 돌고 있다. 오사카, 타이페이, 나트랑, 대마도... 그 전에는 아마 터키에도 다녀왔지. 이 여행은 그에게 보복소비 같은 걸 게다. 지난 1년의 무의미한 노동을 외국여행으로 보상받겠다는 듯, 계속해서 떠나고 있다. 그만큼 힘들었단 뜻일 테지. 낯선 잠자리와 특이한 음식을 두려워하지 않으므로 여행은 그에게 맞춤한 휴식이리라. 그 반대인 나로서는 익숙해질 때까지, 더 이상 호기심이 없어질 때까지 한 곳을 파는 반면에. 동남아 날씨도 아직 한여름은 아니니 돌아다니긴 괜찮을 터. 그 기행이 6월에는 멈출 지 모르겠구나. 하고픈 대로 하시길. 어차피 여기에 기다릴 이도 없으니.
요 몇 주간 어쩌다 티몬에 물건을 3건 시켰다. 제대로 배송된 건 한 번도 없고 하나는 도착도 안 했는데 배송완료 처리가 됐고, 또 하나는 3주째 배송을 안 하고 있다. 티몬, 그리고 비슷한 중소업체의 문제는 문제가 생겼을 때 온라인으로 문의할 곳이 없다는 점이다. 고객센터 전화번호는 있지만, 다 알다시피 거의 연결되지 않는다. 하염없이 몇 십 분동안 전화기를 귀에 대고 기다려야 한다. 그런 걸 고객센터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어떻게 처리가 되든 앞으로 티몬과 중소업체를 이용하지 않을 생각이다. 쇼핑이 희박한 확률게임에 가까운 까닭. 다른 분들도 이런 업체를 이용할 때는 다시 생각해 보는 게 좋겠다. 돈 내고 스트레스 받고 싶다면 써라.
5월에 뜬금없이 하루 휴가가 났다. 예전같으면 고민할 필요가 없었겠으나 지금은 한다. 머리 속으로 누군가 만나러 갈까 생각해 봤는데 여러 번 되풀이하고도 딱 떨어지지 않아 마음을 접었다. 혼자 노는 걸로. 만약 작년이었다면 부산에 내려갔을 거다. 왕복 기차비, 숙소비, 밥값과 술값 해서 1박2일이면 40만원, 2박 3일이면 55만원은 썼겠지. 하지만 이제는 그 정도 비용이면 조금만 더 보태 따뜻하고 다정한 나라를 일주일 이상 여행할 수 있다는 걸 안다. 혼자 가도 문제가 없고 그 이상 매일매일 즐겁다는 것도. 다 지나간 일이나 그래도 언젠가 부산의 오래된 인연과 하노이에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꼭 하노이가 아니더라도, 다낭, 호이안, 꽝남의 포근한 바다에 갈 수 있을 거라고. 다낭 박물관 근처 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