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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고통은 힘이 세서 당한 자를 온통 거기에 몰두하게 만든다. 그러므로 아픈 이가 속사포처럼 자신의 이야기를 쏟아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 그러나 고통은 바로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한계를 돌아보게 만들기도 한다. 매번 고통스럽다고 토로하는 이는 외로워지고, 외로워지면 왜 나는 고독할까를 고민하게 되는 까닭이다. 이토록 날카롭고 생생한 격통이 오직 나의 것이고 타인은 체감하지 못한다는 걸 절절하게 깨닫기 때문. 우리가 이 고통으로 타자와 세계를 더 많이 이해할 수 있게 되길. 고통이 지나갔을 때에도 그 고통 속에서 고립되었던 막막함을 잊지 않길. 그리하여 먼저 손 내밀고 진심어린 위로를 전하는 사람이 될 수 있길. 그리고 그보다 먼저, 당신의 고통이 줄어들길 마음을 다해 빌며.
* 오래 집을 비우기 전에 계획적으로 냉장고를 털어먹어서 귀국하자마자 장을 봤다. 토마토, 오이, 마늘, 계란, 양파, 당근을 사서 냉장고에 쟁이고 할인중인 와인도 몇 병 샀다. 이마트에서 비비노 평점 3.7짜리 와인을 4,900원에 파는 게 있어 그것도 두 병. 사실 5점 만점에 3.7은 상당히 애매한 평가지만 설령 평범 이하라 한들 5천원도 안 되는 포도주니까. * 주말엔 샐러드 만들고 동그랑땡 부쳐가지고 3.7짜리 와인 반 병 비워야지. 혼자 먹을 땐 딱 반 병이 좋다. 고기 또는 잡식 300그램 정도에다 채소 썰어서 올리브유, 발사믹 식초 뿌려서 먹을 요량. 살짝 알딸딸한 정도가 딱 좋다. * 귀국 이튿날 밤에 한 일은 다음 번 항공편 예약. 봄날의 왕복 비행기표를 끊었다. 비수기인데다 ..
외국 도시에 정을 붙인다는 건 결국 거기 사는 사람과 관계를 맺는다는 뜻이구나.특정 장소에 대한 열망이 아니라. K가 오래 전에 알았을 사실을 이제야 깨닫는다. 이건 겪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이기도 하므로. 참 아름다운 곳이지만 내가 부산에 정을 붙이지 못한 이유도 마찬가지로 역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건 이전에는 알 필요조차 없었던 것. 왜냐면 따로 정을 붙일 필요가 없었으니까. 지금의 각성은 상실로부터 얻게 된 바. 굳이 알고 싶진 않았으나. 뇌수술 환자가 걸음마를 새로 배우듯, 나도 전혀 보이지 혹은 보지 않았던 세계와 새로이 마주하고 살아간다.중년의 나이에 배움은 버겁지만 다른 도리가 없지. 받아들이고 적응할 수밖에. 그래도 낯선 사람들과 친해지는 일은 여전히 기껍고 행복한..
올 초에 렌터카로 남프랑스에서 파리까지 횡단하면서 정말 다채로운 고초를 겪은 바 있는데 꼭 직접 운전해 이동하지 않더라도 외국의 두 도시를 오가는 일은 꽤 험난하구나. 가기 전에 차량회사에 연락해 영어로 일정과 가격을 문의하고, 예약한 후 현지에서 현지 통화를 준비해 지불하고 돌아올 때도 마찬가지 절차를 거치고 움직이는 작업이 꽤 피곤하다. 정확하게 의사소통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서툰 외국어로 대화하는 게 어렵기 때문이겠지. 그래도 한 번 해 봤다고 큰 문제없이 할 수 있게는 된 듯. 프로모션 기간이라고 대절 가격이 내린 것도 좋고. 차량을 타고 3시간씩 좁은 산골도로를 넘어가는 일도 쉽지 않겠지만 그래도 이렇게 해서 여름과 가을을 다 경험하게 되는 건 멋진 일이지. 가자. 다시 여기가 아닌 곳..
어제는 정말 오랜만에 맥주를 마셨어요.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된 듯한 일요일, 야구 경기를 보고 나니 목이 말랐더랬습니다. 2-3으로 응원팀이 아쉽게 져서일까요. 낮에 주차 자리를 찾느라 한참을 고생해서일까요. 저녁으로 먹은 닭고기와 떡이 약간 짜서일까요. 모르겠습니다. 저녁 7시 50분을 넘겨서도 햇볕이 남아있는 걸 보면서 편의점에 나가 병맥주 한 병을 사서 돌아왔습니다. 330ml 작은 놈으로 말이죠. 젊었을 땐 맥주를 좋아해서 집에 필요한 것들을 다채롭게 갖춰 놓기도 했는데, 와인으로 돌아선 이후론 관련 물품들을 깡그리 치웠더랬죠. 얼음컵, 주석잔, 문어 모양의 안주 접시, 한치를 비롯한 건어물들, 견과류, 감자스낵 같은 짠 과자... 어쩔 수 없이 냉장고를 뒤져 토마토와 모짜렐라 치즈를 꺼내 카프레..
* 사람은 정말 모두 죽는구나. * 아침에 메신저로 대화를 나누다 받은 응답이 너무 심각해서, 한동안 망연자실 그대로 멈춰 있었다. 아무 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일부러 약속을 잡고 시내에 나가 좋아하는 선후배를 만났다. 함께 차 한 잔 마시고 돌아오는 중에도 마음은 계속 거기 붙잡혀 있었다. 당신이 직접 밝힌 거짓말 같은 소식. * 2년 전 절친이 사고를 당하고, 올해 연금님이 재발한 암에 갑자기 돌아가시고, 언제나 빛나는 유머로 삶의 기쁨을 깨우쳐 주신 당신까지 그렇게 되면, * 저는 *** *** ***.* 투병에 타인이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동안 나도 관련 자격증을 여럿 따는 등 지식과 경험을 얻었으니. 하지만 그런 지식과 경험으로 당신의 고통을 덜어주기는 참 어렵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