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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눈이 높아지니 본문
*
눈이 높아지니까 선뜻 손이 안 가는구나.
아니다, 코와 혀에 바람이 들어서 그렇다고 표현해야 될까나.
*
코로나 시기의 2년 동안, 또 작년 봄부터 올해까지 1년 넘게, 거의 움직이지 못하고 집에 틀어박혀 있었다. 지인을 만나기도 했지만 정말이지 아주 간혹. 그러다보니 주말마다 집에서만 와인을 마시게 됐다. 어차피 나가지도 못하고 외식도 안 하니 포도주에 힘을 실어서. 인생에서 가장 비싸고 좋은 와인들을 먹은 시기다. 그 일이 크게 즐겁지는 않았으나.
*
이 정도면 상당하다 싶은 레드는 거의 다 마셔봤고, 선호했던 미국 레드는 국내에선 안 마셔본 걸 찾기 힘들 정도. 수입된 이탈리아 와인도 절반 가량은 섭렵했고, 스페인, 아르헨티나로 넘어갔다가 절대 건들지 않겠다 마음먹었던 프랑스까지 손을 뻗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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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도 뉴질랜드 쇼블은 90% 이상, 이제는 브루고뉴 샤도네이도 일상적으로 마시고, 독일 리슬링과 스파클링 와인으로도 넓혀가고 있다. 그래봐야 일주일에 총 2~3병 가량 마시는데, 시간이 쌓이니까 범위가 꾸준히 넓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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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레스토랑이나 와인바에서 먹는 포도주가 시들해진다.
지방 주류상에서 구입하는 와인들에도. 리스트가 빈약하고 또 거품이 잔뜩 끼어있으니. 보관상태까지 엉망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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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식이면 점점 더 집에서만 마시게 되겠지. 그게 절대 좋은 일이 아닌데.
여전히 나는 음식보다는 와인이 중요하고, 분위기보다는 맛이 앞선다. 소주나 맥주 같은 건 입에 대고 싶지 않다.
그러니 술자리도 점점 줄어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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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마시는 와인 책이라도 써야할까 보다.
어쨌든 술 자체가 아닌, 타인과 장소, 공기와 날씨를 조우하는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