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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쾌유를 빌며 본문
옛 친구가 중병을 앓고 있단 소식을 들었다. 세상은 좁고 좁아서, 궁금하지 않은 소식도 굳이 전해주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본인이 불행의 메신저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다.
안타까운 마음이다. 사정이야 뻔하니까. 배우자도 지병도 있고, 부모님도 노환을 겪고 있던 데다 결국 그 모든 걸 짊어지고 있던 본인까지... 하늘도 무심하지.
그러나 지금의 상황은 누구나 예상한 일이었다. 그는 심각한 알콜 중독이었으므로.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폭음하는 이의 미래가 어떨 지는 명확한 것이었으니. 여러 번 말려도 보고, 안 되면 줄여보자고, 같이 방법을 찾아보자고 애원도 했으나 꿋꿋이 같은 태도를 고집했다. 인사불성으로 헤어진 게 여러 번, 아니 인사불성이 아닌 상태로 헤어져 보지 않은 게 몇 번이나 될까 싶다. 그게 집에서도 매일처럼 이어져온 걸 상기하면 강철같은 체력을 타고 났어도 견딜 수 없는 일이었겠다.
지금 상태가 어떤지는 모른다. 그러나 발병이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직 방법은 있겠지 싶구나. 지금이라도 생황을 바꾸고 습관을 고치며 치료를 성실히 받는다면 충분히 좋아지지 않을지. 아직 50도 안 된 나이니 말이다.
경과가 어떻든 그와 내가 다시 만날 이유는 없다. 그렇더라도 그의 쾌유를 빈다. 부디 회복하길. 그래서 그가 건강하게 가족들과 중년 이후의 삶을 누리기를 바란다. 그렇지 않아야 할 이유는 정말 하나도 없으니.
만나지 않더라도 도울 수 있는 일은 돕겠다. 너무 늦지 않았기를 기도한다. 신을 믿지 않지만, 세계는 모두 연결되어 있으므로 이 세계에, 아주 작고 약한 것들에 기원을 보낸다. 똑같이 작고 약한 그에게 내 응원을 전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