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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렬, "버스는 간다" 본문
버스는 자기를 기다리는 사람에게로 간다
기다리지 않아도 간다
아마 몇 천 년의 시간이 흘러도 갈 것이다
단 몇 초의 만남일지라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주저앉는 순간 그것은 버스가 아니므로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어딘가로 가는 나도
포기하는 순간 나를 잃어버릴 것이므로
간다, 스스로 차를 굴리지 못하는 빈손들에게로
어느 불빛 아롱아롱 외로운 버스정류소
한겨울 떨며 시린 발 동동 구르는 사람들에게로
아무리 무릎관절 삐걱거리고 몸 쑤셔도
그들의 든든한 다리가 되어주기 위해
그들이 외톨이가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기 위해
나룻배처럼 수도승처럼 묵묵히 버스는 간다
버스에게는 아픔이 기쁨이다
아 내가 한동안 연락두절이었을 때
주소 달랑 들고 얼음장 같은 방 허위허위 찾아온
그 옛날의 아버지처럼,
노여운 얼굴에 감춰진 물 속 깊은 사랑처럼,
- 김광렬, "버스는 간다" 시 전문, <존재의 집>, 천년의시작,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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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풀이 읽어도 참 좋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