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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지금은 간신히 본문
그때 내 품에는
얼마나 많은 빛들이 있었던가
바람이 풀밭을 스치면
풀밭의 그 수런댐으로 나는
이 세계 바깥까지
얼마나 길게 투명한 개울을
만들 수 있었던가
물 위에 뜨던 그 많은 빛들,
좇아서
긴 시간을 견디어 여기까지 내려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리고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그때는 내 품에 또한
얼마나 많은 그리움의 모서리들이
옹색하게 살았던가
지금은 앵두가 익을 무렵
그래 그 옆에서 숨죽일 무렵
- 장석남, <옛 노트에서> 시 전문,『지금은 간신히 아무도 그립지 않을 무렵』, 문지, 19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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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남을 전혀 좋아하지 않으나, 심중의 문장 하나가 걸려 시를 옮겨본다.
나중에 지금은 어떤 시절로 기억될까.
이 불안과 초조와 슬픔과 견딞과 격노와 또 수많은 감정들이 임계점 바로 밑에서
아슬하게 출렁이는 지금이.
손에 잡히지 않는 것을 열심히 헤아리며
잡을 수 있다고 믿으며 믿기만 하며
그저 간신히 살아가는 한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