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 월 | 화 | 수 | 목 | 금 | 토 |
---|---|---|---|---|---|---|
1 | 2 | 3 | 4 | 5 | ||
6 | 7 | 8 | 9 | 10 | 11 | 12 |
13 | 14 | 15 | 16 | 17 | 18 | 19 |
20 | 21 | 22 | 23 | 24 | 25 | 26 |
27 | 28 | 29 | 30 | 31 |
- 사진
- 정원선
- 잊지않을게절대로잊지않을게
- 제주풍경화
- 제주 해군기지 반대
- 제천여행
- 박주민
- 강정 해군기지 반대
- 같이가치
- 배영란
- 스토리펀딩
- 4.16연대
- 제천 스물두 개의 아스피린
- 제천 책
- 소도시 여행
- 북구기행
- 416
- 최강현
- 세월호
- 4.16
- 제천
- 제주
- 세월호책
- 사랑의 단상
- 도시에세이
- 롤랑 바르트
- 제주 풍경화
- 세월호참사
- 슬픈책
- 세월호 참사
- Today
- Total
목록2024/10 (10)
점점
혼여를 간 친구가 실시간 뉴스를 캡처해 보내주었다. 아니, 왜 이런 짓을? 여행 중에 인터넷 서핑은 그 여행이 망했다는 뜻인데. 뉴스나 들여다 보려면 왜 굳이 떠나야 했나요 물어보려다 관뒀다. 대답을 듣지 않아도 알 것 같아서. 그래도 떠나고 싶으셨겠지요. 그게 어디든, 가능한 멀리. 아무 계획 없이 떠난다고 타박하기도 했지만, 참 다행이예요. 그렇게 쉽게 또 훌훌 갈 수 있으니. 아무런 두려움도 걱정도 없이 심지어 숙박조차 잡아두지 않고 갑자기 휙 출발하는 담대함이 부럽기도 하네요. 전 여전히 이것저것 준비가 치렁치렁 늘어져서. SNS나 톡 따위는 잊어버리고 몰두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 가지시길. 같이 떠나지는 못해도 나중에 후일담이나 길게 나누죠. 그거면 충분해요.
친구는 운전할 때마다 전화를 한다. 그 운전이 지루하고 재미없는 일이기 때문일 거다. 집에서 목적지까지 이르는 왕복 한두 시간의 무료함을 메꾸려고 그는 굳이 전화를 걸어서, 중요하지 않은 질문을 이어붙이고, 내용없는 수다를 떤다. 처음엔 몰랐지만 여러 번 연락을 받으면서 그가 시간을 떼우려고 이러는구나 알게 됐다. 그런 건 누구에게나 금방 느껴진다. 성의없는 거 말이다. 예전에 그가 출퇴근 때문에 일요일 밤과 금요일 오후에 똑같이 그런 전화를 걸어왔을 때는 맘이 참 안스러웠다. 편도로 3시간 넘게 고속도로를 달려야 하는 일이 얼마나 고역일까 공감했던 까닭이다. 하지만 이제 그럴 일이 없는데,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장소를 찾아가는 와중에도, 다시 말해 즐거움을 추구하는 과정에서도 잠시의 심심함을 참지 못..
가을이라 이러저러 일이 많네요. 앞서 적었던 대로 컨디션도 좋지 않고 해서 당분간 집을 떠나있으려 해요. 한동안 올라올 포스팅은 전부 예약된 것 입니다. 댓글 등의 실시간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니 참고해 주세요. 즐겁고 편안한 10월 되시길 바래요. 한참 뒤에 뵙겠습니다.
어떤 결과든 남탓을 하는 게 무리라는 걸 모르지 않는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 그래도 어떻게든 돌봐서 다시금 기운을 내야겠지. 출장이, 할 일이 내년 2월까지 줄 지어 기다리고 있다. 한국에 있을 날이 거의 없다. 이제 과도한 책무감을 버릴 것. 그럴 꺔냥도 주제도 안 되니 당분간은 저만 생각할 것. 노지감귤이 나오기 시작했단 소식을 듣고, 곧바로 아픈 절친에게 택배를 보냈다. 그건 참 잘했단 생각. 내 입에 들어갈 건 없어도. 그런 점만은 잊지 않기로 하자. 언제 볼 지 기약도 없지만 친구가 보고프다. 하나 밖에 남지 않은 친구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