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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좀작살나무 본문
친구가 그간 말할 수 없었던 자세한 사정을 털어내면서 보라색으로 열매가 알알이 물든 좀작살나무 사진을 곁들였다. 저간의 상황은 감히 뭐라 덧붙일 수 없을만큼 참혹했으며, 그리하여 그는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온갖 일들을 도맡아 해치워 왔다. 느닷없고, 이미 벌어졌으며, 해결책이 없는 확고한 불행 앞에서 우리는 사실 비명을 지르는 것 외에 딱히 해낼 바가 많지 않다. 지금이야 씩씩하게 이런 일이 있었노라 말하지만 그 시간은 매일매일 지옥같은 순간의 연속이다. 고통은 흘러가지 않고 우리 안에도 맺혀서 결국 트라우마로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끊임없이 재생된다. 가장 친밀한 가족이었고, 동시에 사업적 동지였으며, 어렸을 때도 나이들어서도 크게 의지한 혈육이었던 그분께서 그리 되면서 당신의 마음은 얼마나 산산히 무너져 내렸을까. 읽는 내내 가슴이 쓰라렸다.
한반도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어여쁜 빛깔의 좀작살나무 사진이 그래서 더 아팠다. 그 색이 당신의 몸과 마음에 수없이 맺힌 멍인 듯 하여. 이루 말할 수 없는 지독한 상처를 입고도 우리는 꾸역꾸역 살아야 하지. 살기 위해 억지로 우겨녛는 밥이 얼마나 괴롭고 쓴 지 누가 알랴.
저는 아직 희망을 발견하지 못했어요. 그러나 당신께선 그래도 지금은 그런 게 있다, 고 말씀하셨으니 언젠가 만날 자리에서 꼭 여쭙도록 하겠습니다.
그동안 당신의 자줓빛 멍들이 다소라도 옅어지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