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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질투

진광불휘 2024. 10. 16. 23:59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좋아하는 상대가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일 때 마음 속에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감정이 질투일텐데, 비슷한 일을 겪으면서도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는다. 내가 품은 정서가 '애정'이 아니라 단지 그 사람이 '괜찮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또한 그가 쉽지 않은 곤경에 처해있단 까닭일까.

질투란 아마도 내가 그 사람을 비호하는, 달리 말해 짝사랑하는 정도에 비례하는 거겠지. 그러니까 나는 그 친구에 대해 사실 특별한 감정은 전혀 없다는 뜻이겠다. 단지 막역한 사이일뿐.

그러나 사실 이 훈훈한 관계도 곧 끝날 텐데. 대단한 건 아니어도 나를 무척 아끼는 이 하나가 영영 사라질지도 모르는데. 나는 참 냉정하게 타인의 짝사랑을 넘겨보고 있구나. 감정을 전혀 이입하지 않은 채, 철지난 멜로 드라마나 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