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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염증

진광불휘 2025. 11. 12. 22:44

목이 카랑카랑하다. 작년부터 감기를 오래 앓는다. 약을 먹지 않는다. 그러므로 감기는 잘 낫지 않는다. 아픈 목으로 누군가와 얘기를 나누는 일은 힘에 겹다. 아니, 감기를 앓기 전에도, 타인과 대화하는 일은 힘겨웠다. 그러고보면 염증은 그저 바깥으로 드러난 증상일까. 나는 늘 할 말을 속으로 삼킨다. 삼킨 말들은 누구를 위한 것이었나. 목이 붓고 아픈 것은 어떤 것도 삼키지 말라는 뜻일까 아니면 되넘기지 말라는 뜻일까. 따뜻한 물을 마셔본다. 목울대 근처가 서걱인다. 아픔이 가라앉기를 바란다. 또, 말이 말 그대로 터져나오기를. 그래서 더이상 꿀꺽꿀꺽 눈감고 삼켜낼 필요가 없어지거나 삼키고 난 뒤에도 속이 편안해지기를 바래본다.
 
염증은 내 안에 있다. 바깥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탓할 일만이 아니다. 그것은 밖이 아니라 나를 고쳐야 낫는다. 

차가워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