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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기원과 무력감 본문
이런 세상에서 기도한다는 게 정말 의미가 있을까 싶다. 마음을 모으는 일을 조롱하는 게 아니라 그저 빌기만 해서 이루어질리는 만무하니까.
그러나 종종 뜻밖의 불행에 시달리는 지인들을 볼 때면 저절로 고개를 조아리고 기원을 품게 된다. 부디 괜찮아 지도록 도와달라고. 내 기운과 힘을 그에게 나눠주시라고.
작금의 세계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욕망하는 일이기도 하다. 지금 내 욕망을 들여다 보자면 참으로 소박해 졌구나. 그건 절친의 사고에서 절감한 무력감 때문이겠지. 몇 년의 시간 동안 나는 아주 천천히 회복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훨씬 많다는 걸 안다.
빌고 기도하는 것 말고 실제 어떤 일을 도울 수 있을까. 타인의 불행이 나를 흔든다. 반대로, 내 흔들림 혹은 잦아듬으로 누군가의 불우를 위무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