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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섬의 친구에게 본문
떠올려 주셔서 고마워요. 사실 생각도 못 했는데. 그도 그럴 게, 오래 전 인연이잖아요. 그 시절 즐거웠지만 길다고는 할 수 없는 기간이었으니. 그 뒤로도 온라인으로 이러저러 인사를 이어오긴 했으나 실제 접촉은 거의 없는 그야말로 깍듯하고 예의바른 이웃일 따름이라고,
선물은 주지도, 받지도 않는다고 공지한 글을 보셨고, 또 거기 '좋아요'도 눌러주셨으니 앞으로 우리가 SNS로 나누는 공감 말고는 스쳐갈 일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도 이게 뭔 지 모르겠네요. 호의라는 건 알고 있지만, 그저 호의로만 여기기에는 아주 오랜 시간을 이어가고 계시니.
어떻게 지내시나 모르겠습니다. 제 사정에 바빠 이웃들의 삶을 거의 들여다 보지 못한 지난 1년이었어요. 올려주시는 소식은 늘 읽고 있지만 그거야 공식 계정일 뿐이니 내밀한 감정은 알 도리가 없죠. 방문객과 이웃을 보살피며 잘 살고 계실 거라고는 믿지만 구체적인 안부를 여쭙고 나누기에는 물리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꽤 멀어졌다고 여겼습니다. 그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겠지요. 인연에도 부침은 있는 법이니.
주신 선물 잘 먹겠습니다. 사실 찾아뵙고 술 한 잔 길게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만, 그런 신세를 져서는 안 되겠지요. 다정한 마음을 헤아리며 또한 필요한 누군가에게 돌려드릴 수 있도록 스스로를 잘 추스를게요.
덕분에 연말이 훈훈해졌습니다. 이런 온기를 제가 또 어디서 받을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잊지 않고 오래도록 기억하겠습니다. 평안과 건강을 빕니다, 마음을 다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