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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guilty pleasure4

진광불휘 2023. 11. 26. 00:01

 

햄버거를 먹은 게 얼마만인지.
 
해피 아워인지 런치 타임인지 아무튼 할인 혜택을 주는 시간에 해가 들어오는 창가 좌석에 앉아 햄버거와 탄산음료와 감자튀김을 먹었다. 점심 할인이었지만 내게는 늦은 아침식사로.
 
햄버거의 크기가 예전과 비할 바 없이 작아졌더라. 전에는 하나 먹으면 배가 꽉 차서 움직이기도 힘들었는데 이제는 가뿐할 정도. 오렌지향이 첨가된 주홍색 탄산음료를 쪽쪽 빨면서 바삭하게 튀겨진 감자튀김을 아껴가며 베어물었다. 예전엔 친구와 카페 가는 대신에 종종 찾기도 했는데. 사고가 터지고 트렌드가 바뀌면서 이런 류의 음식을 멀리 하게 됐지. 원체 제대로 된 먹거리도 아니니까.
 
다시 먹어보니 새삼 알게 된다. 먹기는 편하네. 많이 씹지도 않아도 되고, 달고, 짜고, 입에 착착 붙고.
 
전에 비해 손님들 연령대도 많이 높아졌다. 이제 노인들이 많이 보여. 가격이 싸서 그런 점도 있겠지.
 
다른 건 다 대체 가능한데, 이 감자튀김만큼은 집에서 어떻게 할 수가 없다. 마트에서 파는 수입 프렌치 프라이도 기름 때문인지 이 맛이 안나. 이렇게 바삭하지가 않아. 이거에 와인이나 맥주 마시면 정말 꿀떡꿀떡 넘어가는데.
 
비건인 친구가 그랬지. 감자튀김이야 말로 정크 비건 푸드라고. 채식재료라는 거 말고는 정말 쓰레기라고. 근데 어쩔 수 없이 찾게 된다며.
 
죄책감이 들지만, 어쩔 수 없이 즐거웠다. 그러니 또 안녕. 아주 나중에야 보거나 혹은 말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