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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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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광불휘 2023. 11. 15. 00:01

 


지난 주부터 경애하는 분들을 찾아뵙고 있다. 곧 연말이고, 또 짬이 났기도 해서. 미리 약속을 잡고 방문해 마주본다. SNS나 메신저를 통해서가 아니라 직접 얼굴을 보며 이야기를 나눈다. 그래봐야 한두 시간밖에 안 되는 짧은 한때지만, 느끼는 게 적지 않다. 

당신들의 공통점이란, 바쁘게 살면서도 그 바쁨이 자신을 위해서만은 아니라는 것. 타협하지 않는 확고한 원칙을 지니고 있으나 그 원칙은 다정함을 기반으로 한다는 것. 순리대로 너무 많은 것을 바라지 않으며 현실에서 할 수 있는 방안들을 시도하고 쌓아간다는 것. 또 먼저 자기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상대가 이야기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풀어준다는 것. 

몇 개월, 혹은 몇 년만에 다시 만난 그분들은 여전히 따스했다.  점심을 같이 먹거나 차 한 잔을 함께 마시거나 하는 동안 여러 말씀을 나눴지만 대화 자체보다도 그 공기가 좋았다. 메시지는 언어보다 태도로 더 깊이 전달된다. 그래서 찾아가는 길보다 돌아오는 길이 더 흡족했다. 무선 충전, 이라도 받은 기분이었다. 

그중에는 오래 인사드리지 못했던 분도 있다. 그런데도 어제 만난 사람처럼 수더분하게 대해 주신다. 우리는 가끔 속없이 깔깔거리기도 했는데, 그러고 있자니 알고 있었든 모르고 있었든 내가 아주 오랫동안 당신의 온기 속에 있었음을 깨닫게 된다. 

어떻게 지냈냐는 물음에, 간신히 살았죠 라고 농담처럼 답했지만 실은 변함없이 보내준 성원과 애정으로 별 탈 없이 한 해를 지냈음을 안다. 받은 힘으로 내년에는 좀 더 능동적으로 생활을 꾸리겠다.  

좋은 일이 없으면 만들겠다, 당신들이 그러하듯이. 내년에 다시 뵐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어떻든 조금 더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침잠은 그만, 다시 밖으로 나돌자꾸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