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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이달의 확행 본문
1.
가장 좋아하는 나라로 가는 일정이 확정됐다. 최대한 길게 늘리고 늘이고 잇고 싶었지만 타협해 2주 미만의 여정으로. 렌터카를 제외하면 큰 줄기의 예약 및 결제는 전부 끝냈다. 나머지는 내년에 해도 되겠지. 작년에도 가 봤으니 올해는 짐을 좀 더 줄이자. 현지 세탁소를 이용하자.
2.
단골 와인샵의 행사 공지가 주말에 인스타에 올라와 월요일에 허겁지겁 폭우를 뚫고 차를 몰아 들렀다. 이벤트 와인을 고르던 중에 사장님이 말을 걸었다. '혹시 광고 보시고 오신 건가요?' '네, 그런데요.' '근데 그 행사는 일요일까지였습니다. 확인해 보시면 아시겠지만...' '헉, 그런가요?' '네... ' 황망했으나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건 내 탓이라 그냥 다른 와인이나 고르자며 기웃거리고 있었다. 사장님이 다시 말을 붙였다. '저기요.' '네?' '한 병씩만 사신다면 행사가에 드릴게요.' '정말요?' '네. 다음부터는 주말에 방문해 주세요. 행사는 주말에만 엽니다.' '제가 괜히 폐를 끼치네요. 송구하고 또 고맙습니다.'
그래서 룰루랄라, 행사가 끝났는데도 사장님의 아량으로 와인 세 병을 잘 구입해 왔다는 이야기. 단골하기 좋네. 뜻밖의 민폐, 아니 서비스도 받고.
3.
8개월만에 절친을 만났다. 매일같이 톡으로 이야기를 전하지만, 대면해 대화를 나누는 건 진짜 8개월만. 약속장소까지 예행연습 드라이브도 마치고. 인근 주차장에 주차 연습까지 완료해서. 올해 더 볼 수는 없을 테지만 정말 기껍고 반가웠다..
4.
의류 쇼핑몰 앱 가입이벤트에 당첨돼서 뜻하지 않은 택배를 세 꾸러미나 받았다. 10만원 미만 상품을 장바구니에 넣어두면 무작위로 추첨해 보내주는 행사여서, 후드 집업, 운동화, 샌들까지 따로따로 배송되었다. 받게 될 줄 몰랐고, 필요한 거였으며, 뜻밖의 선물이어서 아주 즐거웠다. 새 운동화와 샌들을 신고 돌아다닐 내년은 더욱 즐거워지겠지.
5. 여름이 물러가니 걷는 게 즐거워진다. 오래 걸어도 덥지 않고, 편한 신발만 신으면 어디까지든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봐야 사실 인근 대학까지 걷는 정도지만, 편도 40분을 걸어 늦은 식사를 하고 다시 40분을 걸어 돌아오는 길이 편안하다. 중간에 캠퍼스에 들러 책을 읽기도 한다. 햇볕을 맞으며 야외 벤치에서 책을 읽어도 좋기만 하다. 가을은 정말 축복받은 계절.
하루키가 에세이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확행이라고 표현한 게 이제 한국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재미난 일이지.
내 경우에는 그런 것들을 심지어 작다고 여길 수 없는 까닭에 '확행'이 되겠다. 그런 '확행'을 잊어버리지 않고 쌓아두려 한다. 언젠가 기대야 할 때가 생길 터이니.
홈페이지나 블로그는 인스타가 아니라서, 괴로움이나 고민도 쓴다. 여긴 홍보용 공간이 아니고, 좀 더 사적인 게시판이므로 최대한 검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드러내려고 애쓰고 있다.
여기에 만약 내 가장 큰 고통이 드러나고 있지 않다면, 그것이 아직 지나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형태가 명확하지 않은 것들, 미처 전모를 포착하지 못한 것을 미리 묘사할 수는 없으니까.그리고 이미 전조에서 두려움을 느끼거나 자잘하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충분히 적었다고 할 수 있다, 호들갑을 좋아하지 않으니 자제하는 것뿐.
다음 달에도 또다른 확행들과 만날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