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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아쉬운 성과, 김희경의 "에이징 솔로" 본문
존경하는 친구가 추천해, 김희경의 <에이징 솔로>(동아시아, 2023)를 읽었다. 부제는 '혼자를 선택한 사람들은 어떻게 나이드는가'.
저자가 이야기하는 결론은 이렇다. 혼자 사는 삶이 주류이고, 세계적이며, 날이 갈수록 더 늘고 있고, 혼삶에 뒤따르는 공포는 사회적 편견이자 결혼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이니 딱히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서구와 일본, 한국의 사례를 다각적으로 인용해 비혼의 여성이 혼자 사는 것에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논증한다.
부제와는 다르게, 이 책은 '사람(남녀와 성소수자)'들 일반이 아니라 여성들만의 비혼을 다룬다. 그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제목이나 부제에서 그 부분을 표시하지 않은 것은 아쉽다. 남성으로서의 나도 읽을 게 있다고 판단해 이 책을 집어들었던 까닭이다. 그러니 부제는 "혼자를 선택한 여성들은 어떻게 나이드는가"가 옳겠다.
장점이 많다. 여성이 혼자 살아가는 일에 대한 전사회적 지적과 우려가 사실 근거없으며 여성혐오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을 당대 여성의 목소리로 반박해준다. 그저 통계는 어쩌고 해외는 저쩌고 , 로 대처하는 게 아니라 실제로 이 땅에서 비혼을 유지하고 있는 30대에서 노인까지의 여성들이 직접 겪고 헤쳐온 바로 증명한다는 것. 외국의 사례가 의미있지만 또 실천과 적용에서 보편적이지는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지금-여기'에서 비혼해 나이들어온 사람들의 경험만큼 소중하고 유용한 자료는 없으므로 이것만으로도 가치있는 저작이라 할 수 있겠다. 거듭 말하지만, 이런 부분을 우리 이웃의 육성으로 콕콕 짚어주는 책은 흔치 않다.
단점도 크다. 전반적인 내용이 에릭 클라넨버그의 2013년 출간작 <고잉 솔로: 싱글턴이 온다_1인가구 시대를 읽어라>의 하위 버전 혹은 한국판에 지나지 않는다고 보여진다는 점이다. 10년의 이점이 있었음에도 앞서의 책보다 나아진 점이 거의 없다. 국산화에는 성공했으나 저작물로서 후대의 강점을 거의 살리지 못했다. 독립성에서 근본적인 약점이 있다는 뜻이다.
동아일보 기자와 여가부 차관으로 일한 경력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62쪽에서, 비혼이었던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55세)의 2019년 인사청문회 때 한 국회의원이 "본인 출세도 좋지만 (아이를 낳아)국가 발전에도 기여해 달라"는 무례하고 뜬금없는 지적으로 논란이 있던 사건을 예로 드는데, 이 당사자가 정갑윤 국회의원이며 자유한국당(현재의 국힘)출신이라는 사실은 애써 숨긴다. 수많은 기사로 다뤄졌던 사건이고, 공적인 자리에서 공인이 벌인 파렴치한 행동이었으며, 이 책 대부분의 사례에서 사실 그대로를 적시하려 했다는 점을 돌이켜 보면 이 같은 특별 대우는 많이 아쉽다. 그가 몸담았던 보수 언론이 늘 그랬듯, '팔이 (저절로)안으로 굽'었던 게 아닌가 의심스러운 까닭이다. 300쪽에서 민주당의 임의후견인 관련 공약이 선거 후에 사라져 버렸다며 지적할 때는 정확하게 '민주당'을 짚었으면서도 말이다. 참고로, 이같은 논의에 참여는커녕 건건이 훼방을 놓는 당이 어느 당인지는 말할 것도 없겠다. 별도로 내가 민주당 지지자가 아님을 굳이 밝혀둔다.
좋은 책이지만, 아쉬운 점도 많았다. 그러나 비혼과 노년에 관한 본격적인 논의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므로, 이같은 논쟁이 앞으로도 많이 다뤄지기를 바란다. 이 책이 징검다리 역할을 할 수 있겠다.
나이드는 삶은 각자 입장이 달라도 모두에게 쉽지 않은 일이다. 이제 노인이 존경받기는커녕 기피와 혐오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더더욱. 심신이 건강한 늙은이가 되려면 개인적, 사회적으로는 어떤 준비가 필요할까. 그에 대한 균형잡힌 사유가 더 늘어나기를 희망한다. 그래야 한다. 한국은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으므로. 이 논의가 부재할 경우 피해를 입는 것이 노인 당사자들만이 아니니까. 여가부가 아닌 범정부적 대응을 요구한다. 검찰이 압수수색한다고 해결될 일도 아니므로. 도사에, 술에, 명품백 쇼핑에 정신 못차리는 정권이 과연 생각이나 하고 있을 지 의문스럽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