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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2023년의 부산 본문
며칠 전에 부산엘 다녀왔다. 친구 J를 만난 것도 아니고, 일이 있어서도 아닌 일정으로.
4개월 여만에 다시 들른 부산은 친구 없이도, 괴로운 기억이 소환되지 않아도 충만할 만큼
공기가 따스했고 바람이 보드라왔다. 해운대의 오피스텔식 호텔에 묵으며 바지런히
전시를 보러 다니고, 차를 마셨으며, 지역색 뚜렷한 음식을 맛보았다. 바닷가를 걸었고, 옛 동네를
뒤졌으며, 바다를 유리창에 걸어둔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제서야 부산은 부산이 되었다.
누군가의 동네가 아니고, 추억의 장소도 아닌 하나의 해안도시 그냥 부산이.
올해도 부산엘 갈 것이다, 누구와 가게 될 지는 모르지만 그때에도 이번처럼 편안했으면.
이제 나는 오랜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이 아름다운 해촌을 처음 와보는
타국인양 거닐며 동백꽃 진 붉은 자리들을 헤아려보리. 한 번도 아파본 적 없던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