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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이용악, 하나씩의 별 본문
무엇을 실었느냐 화물열차의
검은 문들은 탄탄히 잠겨졌다
바람 속을 달리는 화물열차의 지붕 위에
우리 제각기 드러누워
한결같이 쳐다보는 하나씩의 별
두만강 저쪽에서 온다는 사람들과
쟈무스에서 온다는 사람들과
험한 땅에서 험한 변 치르고
눈보라 치기 전에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남도 사람들과
북어쪼가리 초담배 밀가루떡이랑
나눠서 요기하며 내사 서울이 그리워
고향과는 딴 방향으로 흔들려 간다
푸르른 바다와 거리 거리를
설움 많은 이민열차의 흐린 창으로
그저 서러이 내다보던 골짝 골짝을
갈 때와 마찬가지로
헐벗은 채 돌아오는 이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헐벗은 나요
나라에 기쁜 일 많아
울지를 못하는 함경도 사내
총을 안고 뽈가의 노래를 부르던
슬라브의 늙은 병정은 잠이 들었나
바람 속을 달리는 화물열차의 지붕 위에
우리 제각기 드러누워
한결같이 쳐다보는 하나씩의 별
- 이용악 시, <하나씩의 별> 전문, 1945년 12월 3일자 자유신문, <이용악 시전집> 문지,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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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든 탓인 지 모르지만, 이용악의 시를 읽을 때마다 멀미가 난 것처럼 가슴이 울렁거린다.
그가 그리는 장면의 하늘, 바람 소리, 팔뚝에 맺히는 땀, 젖은 날의 흙내음 같은 것들이
낱낱이 느껴진다. 2022년은 이용악 시를 전부 읽는 해로 만들자. 올해는 정말 한 게 없지만
그것만으로도 솔찮헐 것 같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