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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라고 하니/김학중 본문
친구 학중씨의 시를 읽다가 참 좋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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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알겠는가 시간도 때론 빛으로 돌아온다
빛이 돌아오는 길은 낡아서 무게가 는다
짐진 자의 몸으로 가만히
나는 몸을 굽혀 앉았다가
더 깊이 웅크렸다
돌아오는 것이 익숙하다는 듯
떠난 길을 평안히 딛고 오는 그것이
나는 아무래도 의심스럽지만
지혜를 배운 자들이 건네는 그런 미소로
이제는 모든 무게가 풍요롭게 익었으니
괜찮다고 아무 말 없이 오는 것이다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라고 하니
열매는 알 것이다, 열매의 빛깔에 깃든 축복이
시간이 돌아와 앉은 빛이란 것을
그래서 모든 열매는 싱싱하다
쇠락하기까지 회복한 시간은
잘 익은 과육으로 온 땅에 수확의 때를 알리니
순간을 거두어들인 자들의 감사함이
들판에 넘실거렸던 때를 기억하는 자들아
우리가 여기라면 어떠하냐.
나는 나의 씨앗을 보지 못한 자라
아직 그 감사의 빛깔을 알지 못하지만
저 손짓이 나를 반기는 빛깔 앞에
가만히 나를 내버려두고
오늘은 햇빛을 맞는다.
우리는 지나간 시간이
늘 지금인 줄을 아직 모르기에
다만 이 빛이 따스하다고 말해도 괜찮다.
- 지나간 시간이 돌아오라고 하니/김학중(계간 <포지션> 2020년 봄호 발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