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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노상 술집에서 본문
성북천변길 노상술집에서 친구들과 놀았다. 일방통행로에 깔아둔 테이블, 숯불이 피워올리는 연기, 산책하다 말고 우리가 시킨 메뉴를 물끄러미 쳐다보는 행인, 옆 점포에서 또 뒷집에서도 간간이 터져나오는 웃음소리. 무려 2년 반만이구나. 현장에 있으면서도 왠지 그리운 기분이었다. 1차, 2차, 3차, 4차. 만취한 친구 하나가 몸짓이 커지고 허세가 가득해진다. 뭐 어때. 남한테 피해만 안 주면 되지. 새벽, 일행을 택시에 태워 보낸 후 불꺼진 유흥가를 통과해 4차선 도로로 나선다. 정류장 LED 상황판엔 붉은색 종료 폰트가 즐비한데 그래도 심야버스가 남아 있다. 한적한 차도를 버스는 튕겨나가듯 질주한다. 집에 오는 길은 때론 너무 길어, 아니 때론 너무 짧아 아쉬운 기분. 많이 마신 날은 한없이 걷고 싶어진다. 아무도 없는 서울 길을 바지 주머니에 양손 찔러넣고 타박타박 하안참을 가면, 갑자기 나오는 환한 골목에서 누군가가 반팔, 반바지에 슬러퍼만 쓱쓱 끌고 나와 반겨 맞아줄 것만 같다. 길은 길, 집은 집, 그러나 그 둘은 종종 하나였지. 떠나온 길 위의 테이블, 또 언젠가 돌아갈 간이의자. 행복의 어떤 단면. 노상, 술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