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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화가獻花歌 2022 본문
머리 맡 유리병에 꽃을 두었다. 향기가 잠에 들까 싶어.
잠, 캄캄한 잠, 진득한 어둠을 한움큼씩 끊어내는 밤.
아침이 전에 없이 개운하였으나 꽃들은 매일같이 차례로 고개를 떨구었다.
홀연히 쪼그라든 노파처럼.
또한 요 옆으론 한두 점씩 쏟은 빛 바랜 꽃잎.
씻긴 듯 말간 색깔의 잎사귀를 주워담으며 떠올렸다.
누군가는 시들어가면서도 상대를 위무하느니.
창 밖으로 12월을 견뎌낸 나목들이 가지 끝마다 눈을 달고 있었다.
3월이 환해진 것은 빛 때문이 아닐지도 모른다.
따스하여 피는 게 아니라 날씨야 어떻든 피어서,
기필코 피고 또 피어나서 세계가 비로소 따스해지는 지도 모르겠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