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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나리 에세이, <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 본문
노나리 에세이, <내게도 돌아갈 곳이 생겼다>는 한반도 바깥을 종횡무진했던 저자가 돌아와 부모의 고향 울진을 기록한 글이다. 책은 작고 분량도 짧아서 본격적인 여행기나 지역에세이로는 많이 아쉽다. 글은 울진의 이곳저곳을 비추고 있지만 이야기의 핵심은 한결같이 울진 찐 시골에서 혼자서도 단정하게 사시는 할머니를 향한다. 이 책의 장점도 오직 거기에 있다. 할머니에 대한 사랑, 다시 말해 엄마를 낳은 엄마의 엄마에 대한 손녀의 대를 거슬러가는 애정. 갈피마다 속깊은 사랑 고백이 흥건하다. 전반적으로 미흡하다 싶다가도 초점이 할머니로 돌아가면 책은 순식간에 넉넉해진다. 저자에게 할머니는 하나의 포구가 아닌가 싶다. 늘 가고싶고, 또 언제나 갈 수는 없지만 매번 무언가를 받고 돌아오는 그 어딘가의 바닷가처럼.
두 번 째 사진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사랑한다는 것은 그의 뒷모습을 아껴담는 일일지도 모른다고 책을 덮으며 잠시 생각했다. 당사자는 모를지라도, 우리는 당신의 돌아선 모습까지 절절해지는 일이라고.
삶과 마찬가지로 책도 그저 사랑한 흔적이구나. 설을 앞에 두고 어린 저자에게 뜨거운 것을 배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