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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달랏 재방

진광불휘 2024. 9. 29. 22:32

 

은근 빡세고 사건사고가 많았던 달랏 가을여행이 마무리됐다. 좋은 일은 전부 마지막 날에 생겼다. 특히 그 분과 만난 게 가장 큰 행복. 동행에 일이 생겨 내 쪽에서 약속을 한 차례 미뤄서, 간신히 출국일 저녁에나 뵙게 됐지만, 직접 만나 뵈니 더없이 다정하셨다. 현지 특유의 어둡고 허름한 가게에서 우리는 자주 깔깔댔지. 서로 처음 봤는데도 마치 오래 된 인연처럼 눈길을 피하지 않았다. 일찍 자리를 끝내야 하는 게 아쉬워 여러 번 한숨이 나왔다. 또 올 계획이 있냐고 여쭤주셔서 내년 1월에는 재방할 일정이 잡혀 있다 말씀드렸다. 그때 당신이 싱긋 웃어주시는 게 얼마나 흐뭇한지.   

홍합밥(Com Hen) 아주 맛있어요. 견과류가 많이 들어 씹을 때마다 고소한 내음이 입안에 가득한 게 이국적인 듯 하면서도 편안하더라구요. 바지락 국 포함 3만동이라는 가격도 놀라웠어요. 다음엔 제가 대접해 드렸으면 좋겠네요. 현지식은 매일 드실테니 조금 좋은 식당에서. 괜찮으시면 와인도 곁들여. 12월 다낭 일정을 달랏으로 바꿔서라도 조금 일찍 뵙고픈 마음 간절한데 어렵겠지요. 제가 여럿을 모시고 다녀오는 스케줄이라. 그래도 내년 초에는 꼭 만나요. 부디 건강하십시오.  

두 번 째 방문이지만, 사실 저는 달랏이 그렇게 좋은 지는 모르겠어요. 온화한 날씨는 쾌적하게 느껴져도. 그래도 이거 하나는 분명히 알죠. 달랏에 정많고 배려심 깊은 사람들이 있다는 것. 궁극적으로 제가 베트남에 반한 건 그 점이예요. 고맙다는 말로 다 채울 수 없는 물씬한 감동을 주는 다양한 피부색의 사람들. 국적이 무슨 문제겠어요. 지역도 상관없지요. 이제사 만난 게 아쉽습니다. 당신이 계시니 달랏은 참 좋은 곳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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