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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미션

진광불휘 2023. 6. 24.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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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스스로에게 운전 미션을 준다. 오늘은 어디까지 가 볼 것. 오늘은 뭘 해 볼 것. 그래서 스트레스도 있지만, 도로가 한산할 때 움직이는 것이어서 그렇게까지 어렵지는 않다. 위험한 순간은 있지만 어쨌든 계속 소화하고 있다. 이런 날들이 이어지기를 바란다. 나뿐 아니라 모두에게 안전하고 무탈한 날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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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는 서울창포원에 다녀왔고, 그 전에는 영화보러 다녀오는 김에 그 부설주차장에도 차를 세웠다. 영화보고 나와서 야간운전도 해봤다. 또 얼마 전에는 부모님 동네에다 차를 세우고 어머니도 만나고 왔다. 오르막 악셀링이 어려워 매일같이 대형마트에도 들러서 일부러 지하 5층까지 내려갔다 도로 올라온다. 딱히 놀러다니는 것도 아닌데 기름값이 꽤 나간다는 단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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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강사 없이 혼자 운전한 지 2주째다. 이제 다시 옛 코스도 가보려 한다. 절친의 집과 재활 병원을 왕복하는 코스. 사실 차를 구입한 건 오직 그 때문이다. 나는 아무 데도 가고 싶은 곳이 없고, 차로 하고픈 것도 없다. 자동차는 오직 누군가를 태우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도 오래 연습하겠다. 더이상 긴장하지 않고도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도록. 누구나 동반자석에서 편안하게 느끼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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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많이 더워졌다. 이 쨍한 햇살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데 이 땅 어디에도 그럴 곳은 없구나. 7개월은 기다려야 또 바다 밖으로 나갈 수 있겠지. 2023년도 5개월 여밖에 남지 않았다. 이 시간들이 잘 여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