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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의 오래된 정원, "땅에 쓰는 시" 본문
귀국하자마자 영화 '땅에 쓰는 시'를 봤다. 동네 공공영화관이 재단장을 하면서 특별 상영회를 연 김에 말이다.
영화가 조경가 정영선의 철학과 삶을 어떻게 담아냈는지는 뭐라 덧붙일 것 없이 언론의 찬사와 유수한 영화제의 수상경력으로 갈음하면 될 것 같다. 내 개별적인 소회는, 이 113분의 짧지 않은 상영시간이 그대로 긴 휴식같았다는 거다. 영화는 폐공장을 보존해 살려낸 공원을 신나게 뛰어다니는 아이로부터 시작해 고적한 미술관의 사계와 한국의 숲을 그대로 옮겨온 사옥의 중정, 숲길로 바뀐 옛 철로를 거니는 시민들을 거쳐 다시 맨 처음 공원을 만끽하는 다른 꼬마의 미소로 돌아온다. 너무 많이 설명하지 않고 최대한 관조하려는 감독(정다운)의 시선이 그윽했다. 조경이라는 작업이 그저 보기좋게 부지를 매만지는 것이 아닌 우리 땅의 가능성은 물론 한계까지 사랑하려는 일이라는 걸 배웠다. 정영선 선생과 정다운 감독에게 경의를 표한다. 관람 전에는 제목이 다소 과장되고 감상적이라 여겨졌으나 지금은 전혀 그렇지 않다. "땅에 쓰는 시", 선생은 고유의 필체로 우리 모두의 마음에 화원을 그려냈구나. 알알이 빛나는 그 자리들을 언젠가 모두 밟아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