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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고다르의 말

진광불휘 2022. 5. 25. 00:02

 

"영화를 만든다는 것은 자신의 방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구하는 것이다."
 

 

꼭 영화에만 한정되는 말일까. 그렇지 않다. 모든 분야의 창작에는 자기구원 또는 치유의 기능이 있다.
무언가를 만드는 일은, 저를 구원하기 위해 벌이는 작업이 아님에도,
그 안에서 성실하게 길을 찾는 과정을 통해 반드시 창작자의 삶을 위무해 준다.
모든 창작품은 일차적으로 만든 이 자신을 위한 노래다.
그 노래가 자기 치유나 제 욕망과 허영에만 머무르지 않을 때, 해답을 구하는 그 신실한 자세는
이차적으로 창작품을 접하는 이들을 또한 어루만진다.
 
옛날에 만들었던 홈페이지를 보다가, 위에 적은 고다르의 말을 읽게 되었다.
저런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스스로의 인생을 구해본 사람이다. 물론 고다르는
다른 이의 인생들도 여럿 구했으며, 지금도 구하고 있다. 내가 이 문장에서 읽은 건
그런 것보다는 이런 것이었다.
 
일단 먼저 자신의 삶을 구해야 한다는 것.
남을 구하겠다는 욕망, 세계를 감동시키겠다는 허영은 최소한 저를 구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가능하다는 것.
 
자랑으로 자신의 삶이 더 나아지는 경우를 본 적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저런 글들을 읽고 있자니 자아도취가 가득하구나.
일단 자랑하지 않고는 스스로 빛날 수 없는 제 인생부터 건져볼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