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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비엣남의 조식당

진광불휘 2026. 9. 3. 00:10

 





비엣남 여행 때는 꼭 아침식사가 포함된 호텔을 고른다. 
일어나서 밥 먹으러 나가긴 귀찮으므로. 
대충 씻고 연신 하품을 해가며 엘리베이터만 타고 내부 조식당에서
수저를 드는 게 편하다. 

다낭, 나트랑은 2~3만원대 호텔도 뷔페 조식을 제공한다. 
고기와 과일 등의 종류에서 차이가 있지만 1박 3만원 정도면
샐러드부터 계란 요리, 국수, 밥과 죽, 빵, 베이컨, 과일, 후식까지 두루 갖춰진
균형잡힌 식사를 할 수 있다. 
둘이서 달랑 3만원 쯤에 바다 근처의 트윈룸에 묵으며 조식까지 먹다니
사실 축복이다. 그런 축복을 원없이 누릴 수 있는 곳이 비엣남인 것이다.

내가 호텔 조식을 먹는 순서는 일반적이다. 
처음엔 요거트를 곁들여 다양한 샐러드만으로 한 접시를 먹고.
다음엔 계란과 고기류로 한 접시,
그 다음으론 밥이나 빵, 옥수수나 고구마를 먹고
마지막으로 과일을 맛본다. 쿠키나 케익 같은 디저트는 패스. 

조식에서 가장 좋아하는 두 메뉴는 계란요리와 샐러드다.
계란은 대개 선 라이즈 업을 고르며 드물게 오믈렛도 먹는다.
야채만이 아니라 햄 같은 걸 넣어주는 호텔이 있어서 오믈렛을 피할 때가 많다.
기름에 지진 달걀 프라이면 충분하다.
최고는 샐러드. 아무리 후진 호텔이라도 샐러드만큼은 충분히, 또 다양하게 
준비해준다. 집에서 만들어 본 사람이면 알겠지만 다양한 샐러드를 갖춰서
먹는 건 어렵다. 1~2인 가구에서 식재료를 싱싱하게 보관하는 게 쉽지 않고
한국은 계절을 많이 타는 까닭에 채소를 다양하게 구비하는 것도 어려운 까닭이다. 
파프리카, 피망, 오이, 양파, 당근, 상추 등 색색깔로 예쁜 야채들을
올리브 오일과 식초를 섞은 소스에 버무려 그 아삭거림을 느끼며 맛 보는 건
정말 즐거운 경험이다. 소들이 왜 그렇게 풀을 되씹어 먹는 지 알 것 같다니까?

멀리 바다가 보이고, 가까이로는 거리가 조금씩 분주해 지는 걸 지켜보면서
햇살 가득한 조식당에서 여유롭게 아침을 먹는 일은 행복하다. 
밥을 먹고 나면 내려다 보던 거리로 나와 소화도 시킬겸 잠깐 걸으면서
이국의 아침 공기를 마셔보는 일도 역시 신선한 희열이다. 
아직 깨어나지 않은 상점가를 둘러보며 어젯밤과의 차이를 실감하는 것도
재미나고. 

대단치 않은 일일지도 모르지만
좋아하는 장소에서 좋아하는 음식을 별다른 수고없이 편안하게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2026년은 그걸 원없이 누린 한 해이기도 했다.

해거름까지 남은 4개월 동안에도
그 행복을 끝까지 누릴 예정.

그러니 연말까지 저를 만나고 싶은 분은
미리 예약하세요. 
싫음 말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