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광불휘 2025. 9. 9. 23:37

 

작년 말에 또래 간병인한테 들은 이야기인데 오늘 문득 떠올라서. 

 

"밤 10시쯤이면 병동은 환자들이 거진 잠들어 고요해지거든요.
 대개가 노인들인 외과 3병동은 다들 살겠다고 기를 쓰고 치료를 받고 있는데
 정작 죽고 싶은 나는 어쩌다 간병을 하고 있나 생각이 들더라구요
 세상이 참 아이러니하구나 했어요. 다친 사람은 살고 싶어하고
 온 몸 멀쩡한 나는 죽고만 싶고. 그렇잖아요. 입원한 사람은 어떻게든 치료 받아서
 살려고 하는데, 정작 살아가겠단 의지가 없는 내가 간병을 맡고 있다니. 
 가끔 환자 가족들이 전화해서 병원과 환자에 대한 시시콜콜한 불평을 늘어놓을 때가 있는데
 마치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BGM같기도 했어요. 나랑 상관없는 먼 얘기. 
 당장 다음 달에 내가 존재할 지 아닐 지 알 수 없는데, 그래서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