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식당 나트랑점
다낭에서 가장 붐비는 식당은 목식당이다. 당일 방문은 무조건 1시간 이상 대기를 감수해야 하고 전날이나 전전날 예약도 쉽지 않다. 목식당에서 저녁을 먹겠다치면 아예 출국 전에 선예약을 잡아두는 게 좋다. 더운 날씨에 에어컨이 가동되는 룸까지 따로 잡고 싶다면 최소 일주일 전에는 연락해야 한다. 그래도 자리가 있을 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목식당이 잘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식재료가 신선하고, 서비스가 꼼꼼하며, 값도 저렴한 편이어서다. 둘이 가서 인기 메뉴인 새우회와 파기름 가리비, 맛조개 공심채 볶음에 다른 메뉴 한 가지 정도를 추가해 먹어도 한국돈으로 2만원이 채 안 나온다. 껍질이 있는 갑각류는 종업원이 그 자리에서 손질해주고, 고추장이나 초장 같은 한국식 양념도 시키기 전에 딱 맞게 가져다주며, 콜키지도 비싸지 않은데다, 다양한 주류를 좋은 값에 제공한다. 깨끗하고 정확하며 빠릿빠릿하기 그지없다. 팁 제도가 없는데도 저절로 건네드리고 싶어진다.
그러다 보니 목식당에 목을 매는 여행객이 많다. 가족끼리 왔다 하면 거의 무조건 목식당을 찾는다. 목식당에 몰리는 손님을 노리고 만든 가게가 초입에 생길 정도.
요새 목식당이 구설수에 올랐다. 위생이 떨어졌다거나 응대에 문제가 있다는 얘기, 해산물 상태가 전같지 않다는 소리도 들린다. 모르긴 몰라도 한계를 넘어 너무 많은 손님이 몰리게 되면서 디테일이 부족해지며 생기는 약점일 거다. 근처에 비슷한 식당도 있고, 로컬에는 더 싼 해산물집도 많지만 이것저것 다 따져보면 목식당 만한 곳은 없다. 원톱이다. 당분간은 몸살을 피할 수 없을 게다.
1월 나짱 여행에서 좋았던 식당이 여러 군데 있지만 걔중 하나는 '목식당 나트랑점'이었다. 목식당을 시스템 그대로 나짱에도 개업한 거였다. 그러나 나짱에서 목식당은 수많은 레스토랑 중 한 곳에 불과해서, 다낭처럼 기다리거나 예약할 필요가 없었다. 저녁에도 붐비지 않아 쾌적했다. 종업원들의 친절한 접대를 받으며 요리를 편안하게 맛볼 수 있었다. 그래서 5일 일정 중에 목식당을 세 번이나 찾았다. 콜키지를 부탁하면 와인잔을 가져다 주고 얼음바구니에 칠링까지 해주는 것도 다낭 그대로였다. 가격도 다르지 않았다. 아주 만족스러웠다.
나짱에도 라라씨푸드를 비롯해 좋은 해산물집이 많다고 들었다. 하지만 목식당이 있다면 내 우선 순위는 언제나 그곳일 거다. 익숙할뿐더러 세련된 응대가 흡족하니까.
다낭과 달리 목식당 나트랑점은 현지인들도 많이 찾는다. 호이안의 등롱을 가져와 컨셉을 삼은 식당의 인테리어가 나짱 사람들의 눈길도 끄는 모양이다. 욕심이겠지만 다음에 갈 때도 예약없이 방문할 수 있으면 좋겠다. 새우회와 서너 가지 시그니처 메뉴에 화이트 와인을 곁들여 먹고도 콜키지 가격까지 3만원이 나오지 않는 마법은 오직 목식당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게다가 그 메뉴들 모두 다 선도가 훌륭하며 양념도 완벽하고 도저히 흠잡을 데가 없는 까닭에.
달랏에도 목식당이 생겼으면. 하노이와 호치민에도, 푸꾸옥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