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광불휘
2024. 11. 3. 21:21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느닷없이 고백을 토로하거나 혹은 듣게 되는 일.
예를 들어, 횡단보도 앞에서 함께 보행 신호를 기다리다가,
출장을 가다 휴게소에서,
식당에서 밥이 나오기 전에 한 사람이 화장실을 다녀오다가,
혼자 물건을 사고 귀가하는 길에,
공원 벤치에 같이 앉아있다 한쪽이 같이 마실 음료수를 사오며,
아침에 깨서 옆에 상대가 있는 걸 깨닫고서,
회의 중에 몰래 나와서 전화로.
아는 사람은 알고 모르는 사람은 영원히 모르겠으나
사랑은 고백 그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 짝사랑이 그래서 사랑은 아닌 것.
사랑하고 사랑받는 일은 끊임없이 고백을 받고 듣는 것.
때로는 말로 전할 수 없을 때에도 말이 아닌 다른 언어로 분명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