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미로운 얘기
얼마 전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선배가 해외여행을 고심중이라며 이것저것 떠들었다.
- H에 갈려구.
- 네? 요새 엄청 뜨거울텐데 괜찮으시겠어요?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단 표정)
- 동남아에서 시원한 곳은 D뿐일텐데... 일정 맞춰 같이 가심 어때요?
- 미리 계획하는 건 별로라서... 3일 전에 표 끊고 연락할게.
- (일동 경악)... 그러면 저희가 맞추기가 쉽지 않죠.
-(한번도 생각해 보지 않았단 표정2)
- 지난 달에 다녀오신 곳은 어떠셨어요?
- 교통편을 잡기가 어려워서 여러 군데를 돌아보진 못 했어.
- 아니 왜요? R을 빌리시면 시간 단위로 렌트할 수 있는데? G보다 싸요.
-(전혀 몰랐다는 표정)
- 미리 찾아보진 않으셨나 봐요.
- 준비하는 게 귀찮아서... 현지 가서 찾는 게 편하더라구.
- 술은 맛있게 드셨어요? 거기 물가가 싸서 입맛대로 골라갈 수 있더라구요. 중앙광장 근처에 다 모여있고.
- 중앙광장은 안 갔어. 딴 사람들 다 가는 데라서.
- 거기 중앙광장은 여행자들이 소수고, 현지인들이 95% 이상인데. 사람 구경만으로도 재밌어요. 친절하기도 하고.
- 그래? TV에 나온 데라서 한국인만 바글바글할 줄 알았는데.
-(일동 같이 안 가게 돼서 다행이라는 표정) 그래도 재미있으셨나 봐요. 다른 데 또 가시려는 걸 보니.
- 어쨌든 구글 하나만 켜면 다 가볼 수 있으니까. 혼자 가는 여행에도 꽤 익숙해졌고.
- 그렇군요. 혼여니까, 아무 때나 싸게 풀리는 표 잡아서 가는 게 가능한 거겠죠. 다음 여행도 잘 다녀오세요.
선배님과 함께 떠나는 일은 없을 듯. 그게 서로에게 좋겠다는 확신.
그치만요, 조금만 찾아보시면 혼여도 훨씬 편하고 즐거우실텐데, 아쉽긴 해도 뭐 본인이 선택한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