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광불휘 2023. 2. 8. 00:37

 

몇 잔의 차를 마시며 연거푸 낮꿈을 꿨다.
그와 나는 세상의 여러 도시를 걷고 또 걸었는데
그 길들은 모두 달랐으면서도 결국 똑같았다.
그래서였나 몽상하면서도 그것이 꿈인 줄 알았고, 깨고 나서도 그저 백일몽이네 싶었다.
자신을 되비치면서도 아쉬움이 남지 않는 꿈은 바라는 일의 한계가 명확한 까닭. 
 
딱 거기까지가 그와 내가 갈 수 있는 제일 먼 거리이며 동시에 우리 사이의 가장 가까운 거리겠지.
서글프게도 나는 여전히 그림자 속에 있구나.
아무리 달달한 차를 들이켜도 여전히 쓴 맛이 느껴질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