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광불휘
2022. 12. 31. 23:07
기독교에서 빠져나온 건 기존의 종교를 짜집기했으면서도 되도 않게 유일신 신앙을 요구한다는 점
(되려 그래서일지도)과 부활이라는 기적 혹은 불합리에서 출발한다는 면이었는데, 이제 종교와는
무관한 삶을 살고 있으나 이쯤 되니 알겠다. 기적이란 실은 별 게 아니고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보이지 않는 손이었다는 것을. 부재가 깨우친 거지. 일상이 무너지고 나서야.
고등학생 때 읽은 <예수와 부처와의 대화>에서였나, 기적이란 실은 평범한 것을 특별하게 보려는
욕망이랬는데 거꾸로 말할 수도 있겠다. 특별한 것을 평범하게 만드는 일이 바로 기적이라고.
몇 십 년 동안 평화롭게 살았는데, 그게 실은 기적같은 일이었다고.
그리고, 기적은 오늘도 계속 된다.
여전히 욕망은 주어진 것 말고 그 외의 것들을 곁눈질하지만, 지금도 누군가의 호의와 애정으로
하루를 살아간다.
올해가 가장 힘든 해여서인지, 이 말을 지나칠 정도로 자주 쓰게 되네.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