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야놀자 강호동 버전 유감
진광불휘
2022. 8. 14. 08:52
요새 TV를 보면 내가 TV 프로그램을 보는 것인지 광고를 보는 것인지 헷갈릴 정도로
광고가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보기 괴로운 것이 야놀자 CF다.
고 송해씨를 모델로 쓰다 고인을 희화화한다는 힐난에 강호동으로 교체한 걸로 아는데
안타깝게도 기존보다 훨씬 더 이미지가 나빠졌다. 50대 경상도 남자가 강한 억양으로
"야놀자 해!"라고 소리지르는 부분이 심각하게 듣기 싫어서다. 즉시 채널을 돌리게 될 정도.
현재 경상도 중년 남자 가운데 우리가 롤 모델로 삼아야 할 사람은 없다.
오히려 그 반대, 그들이 대표하는 꼰대, 혹은 가부장제로부터 열렬히 탈출해온 결과가 지금이다.
아무런 의미도 맥락도 없이 그저 시청자에게 브랜드명을 세뇌시키기 위해 "야놀자"를 외치는
마초 이미지의 중년 남성에게 시청자가 좋은 인상을 받을 거라고 여기는 회사가
과연 소비자에게 무엇을 해줄 것인가? 소비자의 마음도 모르는 회사가 정말 소비자를 위해
서비스를 계획할까? 야놀자 광고를 보면 볼수록 그런 생각을 하게 된다.
이 회사는 이런 광고 기획이 대표이사한테 최종 결제를 얻을 때까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을 아무도 하지 못했구나. 다시 말해 가부장제를 벗어나고자 하는
작금의 전사회적인 노력에서 이 회사는 전혀 어떤 것도 배우지 못했구나 판단하게 되는 것.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회사는 광고 모델을 교체하기 바란다.
아닌가? 그럴 만한 회사라면,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곳이라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겠지.
야놀자의 헤비 유저였지만, 앞으로는 그럴 수 없겠다.
아듀, 야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