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220709
진광불휘
2022. 7. 9. 10:56
오늘은 병원에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기로 했던 날이다.
정확하게는, 그에게 내 목소리를 들려주기로 한 날.
약속한 시간에 연락이 오지 않아 막막하게 기다렸다.
좀 지나서 가족과 통화를 했고
친구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 면회 자체가 무산됐다고 한다.
내일 저녁에 다시 시도해 볼 테니 그때 목소리를 들려달라고,
바꿔 말하자면
입원중인 친구는 누군가 들고 있을 전화기조차 귀에 대지 못할 상태에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일주일에 한 번 가능한 가족 면회조차 어려운 상황.
어린 아이처럼, 친구의 소식에 일희일비하면서 기다린다.
일희일비 자체는 힘들지 않다. 중요한 건 그가 살아있다는 것이고
견디고 있다는 것이니까. 그 어느 것도 그보다 힘든 사람은 없다.
매일 기도하고 있는데 기원이 쉽게 이루어지긴 어렵구나.
길게 보고, 할 일을 해나가자.
기대를 품지 말고 정성을 다하자.
그가 여전히 싸우고 있다. 그 싸움을 어떻게 하면 도울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