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한 달
진광불휘
2022. 6. 22. 00:00
어느새 한 달이 됐군요.
그동안 정말 고생이 많으셨어요. 지금도 그러하시고, 또 당분간 앞으로도 그러실 거라고
생각되지만 이제부터는 고통이 훨씬 더 줄어들지 않을까 추정됩니다. 아마도 가장 어려운
고비는 넘기셨을 거예요. 그러니 너무 조급해 마시고 천천히 컨디션을 회복해 가시면
될 겁니다.
당신의 삶이 다정하고 또 따스하여서 저 말고도 수많은 이들이 기꺼이 손을 내밀어
당신을 물심양면으로 돕고 있고 또 계속해서 도울 거예요. 다른 걱정을 할 필요는 없으세요.
오직 자신만 생각해서, 살아갈 결심을 굳혀주셨으면 해요. 나머지는 저희가 다 알아서
하겠습니다. 기운만 잃지 말아주세요.
당신의 또다른 베프 국**님처럼, 저도 단단한 낙관만을 가지고 지켜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러나 당신이 늘 지적했던 대로, 저는 그만한 인내심을 지니진 못했어요.
지금도 매일매일 상상만으로 지옥을 넘나든답니다. 하지만 그런들 어때요.
제 곤경이란 사실 아무 것도 아니고 의미도 없는 것이니 시간이 아주 오래 걸리더라도
가장 느리게 가는 길이더라도 오직 회복에만 초점을 맞춰 치료가 진행됐으면 해요.
이건 지인들 모두 생각이 다르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부디 마음 편히 잡수시고
느긋하게 바라보시길.
달리 바라는 것은 어느 것도 없습니다. 반대로, 돌아만 온다면 그것이 무엇이든
원하는 걸 전부 들어드릴게요. 지루한 시간일텐데 아 다음에 만나면 이런 거
사달라고 해야겠다, 이거나 먹자고 해야겠다 그런 고민만 해주세요.
과도한 요구라도 상관없습니다. 버킷 리스트가 길어도 괜찮아요. 다 좋습니다.
저는 잘 지내요. 뵙 지 못해 아주 심심하고 또 그간 조마조마했고, 나쁜 상상을
하느라 인생에서 가장 긴 한 달을 보냈지만, 이제부턴 그러지 않으려구요.
저도 믿을테니, 당신도 믿어주세요. 시간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을 뿐
그런만큼 더 완벽하게 돌아온다고.
뵐 날을 손꼽아 기다리겠습니다. 어떤 것도 놓을 필요 없어요. 다 그대로
가져갑시다. 제 모든 것을 걸고 전부 만회해 드릴게요. 맡겨주세요.
아시죠? 인생은 생각보다 길다는 거. 모르셨다면 제가 천천히 알려드릴게요.
그 긴 삶의 희노애락을 모두 맛봅시다. 어제까지는 아무 것도 아니예요.
누군가의 싯구처럼, '가장 좋은 것은 앞날에 남'아있습니다. '우리의 출발은
오직 그것을 위하여 있'습니다. 이 호언장담이 얼마나 정확한 지 직접 확인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