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기다림
진광불휘
2022. 2. 7. 22:21
생은 짧다. 나이들수록 그렇다는 걸 절감한다. 한눈을 팔고 돌아서면 어느새 한나절이 지나 있다.
작업에 들어가면 더하다. 몇 군데의 장소를 서너번씩 돌았을 뿐인데 이삼 년이 훌쩍 흘러가 버린다.
순간을 손에 잡힐듯이 세세하게 체험하는 유일한 방법은 무언가를 간절히 구하는 것이다.
가급적 어려운 일을, 혹은 거의 불가능한 일을. 그러면 어떤 일을 하는 동안에도
시계의 초침소리를 들을 수 있다. 잠도 들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심장 박동을 헤아리게 된다.
기다림은 고통스럽지만 꼭 그만큼 달달하다. 기다리는 한, 희망은 있다는 뜻이니까.
꺼질 듯 흔들리는 아주 조그만 희망을 돌보며 매일을 살아가는 일. 그것이 기다린다는 거다.
그것만이. 오직 그 일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