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광불휘 2021. 9. 24. 00:25

 

아버님께서 위독하시단 친구 J가 밤늦게 전화를 했다.
하던 일을 그만두고 지금 집으로 내려가는 길이라고. 아무래도 쉽잖을것 같다며.
통화 내내 그는 너털웃음을 터뜨렸는데, 왠지 그 웃음소리가 애달프게 들려 제대로 위로도 하지 못 했다. 걱정하지 말란 말은 걱정이 크다는 신음으로 들렸고.

마음이 끓어 맑은 술 한 잔으로 식히고 싶었으나 밤이 늦어 그러지 않는다. 블루베리를 주전부리 삼아 탄산수캔이나 비운다.

중환자실에서 의식을 잃은 가족을 간병하며 일까지 정리한 친구의 마음자리는 어떠할까.

머릿 속에 여러 번 파도가 친다. 쉬 잠들지 못할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