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뛰어라, 여기가 로도스다

회복을 빌며

진광불휘 2024. 7. 17. 01:19

 


"열심히 노력하다가 갑자기 나태해지고, 잘 참다가 조급해지고, 희망에 부풀었다가 절망에 빠지는 일을 또다시 반복하고 있다. 그래도 계속해서 노력하면 수채화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게 쉬운 일이었다면 그 속에서 아무런 즐거움도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니 계속해서 그림을 그려야겠다.”
 
   - 빈센트 반 고흐, <반 고흐, 영혼의 편지> 중에서
 
 
 
 
 
선생님. 치료 잘 받고 일없이 회복하시길 빕니다. 쌤이나 저나 다른 삶은 없었고, 없으며, 또 없을 거예요. 한번뿐인 생을 누구보다 치밀하게 살아오셨으니 이쯤이라고 회한이 드는 건 안 될 말입니다. 남은 페이지에서도 또 보실 것들이 있을 거예요. 그렇고 말구요. 음계를 한 단 쯤 낮춰 새로운 음표들을 다시 연주해 가요. 큰 힘이 못 되더라도, 잔잔히, 변함없이, 소소하게 응원하고 또 기운을 보탤게요. 다른 많은 분들과 함께 마음을 모으고 더불어 기도할게요. 견뎌봅시다. 같이 이를 악물고 있을게요. 그러니 가끔 떠올려 주세요. 바깥에도 기다리는 사람이 있다는 걸.   
 
이 여름의 끝무렵 만나 우리 차를 마셔요. 지독했던 7, 8월 이야기 나누면서. 그 날을 기다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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